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와 삼성중공업은 공동연구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모터 보호 계전기의 스펙트럼 버전 제품(EOCR-iSEMMETS)를 선보였다.
4차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인공지능(AI)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스마트 쉽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함이다.
모터보호 계전기(Electronic Over Current Relay, EOCR)는 모터의 전류‧전압‧에너지를 감시 및 보호하는 장치로 제조 공정 뿐 아니라 자동차, 가스, 상하수도, 공항, 철도 분야 및 빌딩 등 모터를 사용하는 곳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넘게 항해하는 선박은 최소 수십개에서 최대 수백 대의 모터가 적용되며, 항해 도중 모터에 손상이 발생해 고장이 날 경우 수리 및 복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모터의 상태를 연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사고 시점을 예측해 모터의 사전 수리 및 교체를 할 수 있다면 자산 및 장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 연속적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스마트 IoT 모터 보호 계쩐기 스펙트럼 버전(EOCR-iSEMMETS)은 부하 전류의 고속 푸리에 변환(Fast Fourier Trasnform, FFT)을 통한 분석으로 실시간 주파수 스펙트럼과 고주파를 분석해 모터 상태를 진단하고 보전한다.
전류 스펙트럼 저하도(Spectrum Degradation)를 가시화해 직관적인 스펙트럼 해석이 가능하고 이더넷 토잇ㄴ도 지원한다.
삼성중공업은 안정적이고 지능적인 스마트 쉽 솔루션 구축을 위해 스마트 IoT 모터 보호 계전기 스펙트럼 버전(EOCR-iSEMMETS) 제품을 선박 제어시스템에 적용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의 모터 보호 계전기(EOCR)에 저장된 데이터는 사물인터넷(loT) 연결을 통해 삼성중공업의 해상 스마트십 시스템인 에스베슬(SVESSEL)에 전송된다.
관리자는 삼성중공업의 에스베슬씨비엠(SVESSEL CBM)을 사용해 직접 모터컨트롤 판넬을 열어보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모터의 상태를 원격으로 체크해 모터의 이상 여부를 진단 및 예지 할 수 있다.
이전에는 모터의 이상 여부를 작업자의 제한적인 정보 확인 및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면, 향후에는 상시 모터 정보 확인을 통해 모터의 이상 여부를 예측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상과 육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 선박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선박 내 탑재된 솔루션인 에스베슬온보드(SVESSEL Onboard)를 통해 최적 운항 계획 수립, 연료 소모량 및 선박 안전성 감시, 자동화된 보고 기능을 제공해 선박의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운항을 지원한다.
육상(Onshore)에서는 원격 선단 관리시스템인 에스베셀온쇼어(SVESSEL OnShore)로 실시간 장비 상태 감시, 수리 시점 알림, 선박 운영 성능 분석 기능을 제공해 선사들의 효율적 선단 관리를 돕는다.
삼성중공업 이동연 조선해양연구소장은 “이번에 개발된 모터진단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대한해운 등 가스 운반선에 시범 적용 중이며 삼성중공업은 스마트십의 시대라는 중요한 시기에 맞춰 디지털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과의 협업은 삼성중공업이 업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김경록 대표는 “조선·철강·정유 등 중후장대 업계의 안전과 효율성을 위해 디지털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는 모터의 이상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여, 선박 디지털화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며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는 앞으로도 고객의 상황에 맞춘 솔루션과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100척 가량의 카타르 LNG선 100척 가량 수주해낸 조선 3사, 압도적 기술력이 포인트
LNG선은 LNG를 영하 163도의 극저온 탱크에 저장해 운반해야 하고 사고 위험이 높아 이를 안정화하는 기술력이 중요하다.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조선 3사는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 프로젝트를 따냈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2020년 7월 1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과 LNG선 협약을 체결했고 2027년까지 700억 리얄(한화 약 23조 6000억 원)을 투입해 LNG선 100척 가량을 발주하기 위한 것으로 정식 계약은 아닌 협약(MoU) 단계로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를 체결했다.
LNG선 한 척의 선가가 약 2200억 원대임을 고려했을 때 103척 정도가 발주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 업체별 할당된 수주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조선업계에서는 2027년까지 국내 조선사들의 건조 공간(슬롯)을 확보하기 위한 내용이지만 실제 발주는 연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NG 생산량 세계 1위인 카타르는 지난 2004년 이후 LNG과 관련된 신규 투자를 하지 않았으나, 중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강화된 환경 기준 때문에 LNG 수요가 늘어나면서 생산 설비 증설과 이를 운반할 LNG선 발주가 필요해졌다.
LNG선 수주에서 한국 조선3사가 발주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LNG선 건조 기술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1980년대까지 LNG 선박은 일본의 주력 시장이었지만 후발주자로 진출한 한국 기업이 ‘화물창’ 타입을 통해 앞지를 수 있었다.
일본은 선체에 공 모양의 화창 수 개를 실어놓은 형태의 ‘모스’ 타입의 LNG 운반선으로 시장을 점유했다.
국내 조선소들은 선체와 화물창을 일체화한 ‘멤브레인’타입을 개발해냈고 모스보다 적재 용량이 40% 더 큰 멤브레인 타입을 선주들이 선호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시장은 한국 선박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또한, 자연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100% 액화해 화물창에 집어넣는 ‘완전재액화시스템(FRS)’도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 중 하나다.
LNG선은 글로벌 수주 경쟁자인 중국을 기술력으로 따돌릴 수 있는 분야로, 실제 실적도 만들어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싱가포르 EPS사가 발주한 LNG연료 기반의 1만 4800TEU 급 컨테이너선의 시운전을 마무리하고 지난 8월 15일에 인도를 마쳤다.
반면, 2017년 9월 프랑스 CMA CGM 이 발주한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중국은 10개월째 건조가 지연되고 있다.
◆ 고부가가치 틈새시장 노리는 한국 조선업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초대형 에탄 운반선(VLEC)를 각 2척씩 수주했다.
에탄 운반선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된 에탄을 수출할 때 고안된 선박으로 기체 상태의 에탄을 액화해 운반하기 때문에 화물창 내 온도를 영하 94도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마찬가지로 고도의 건조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한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에탄운반선은 2020년 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 발주된 것으로 삼성중공업은 이번 건조계약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VLEC 18억 가운데 61%인 11척을 수주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중공업 역시 3척의 VLEC를 건조 중이며 이번 2척을 포함해 총 5척의 VLEC를 건조하게 됐다.
VLEC 발주가 늘어난 것은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연료인 에틸렌이 에탄을 열분해해 제조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나프타에서 제조했지만 에탄을 통해 제조하는게 원재료비에서 훨씬 저렴해지면서 에탄 운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역시 마찬가지다. PC선은 품질과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선이지만 대형조선사에서는 잘 만들지 않고 중소형 조선사에게는 기술력 장벽이 높은 선박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의 한국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이 PC선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중형 PC선 시장에서 단일품목 점유율 1위를 기록중이며, 한국조선해양이 2020년 하반기 수주한 PC선만 총 18척에 달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와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로 당분간 PC선 발주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 발주가 전망된다.
◆ 러시아 LNG선 韓‧中 수주전, 민관협력 필요해
러시아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북극 LNG 개발 사업인 ‘ARCTIC LNG-2’는 러시아 국영에너지기업인 노바텍이 발주하는 쇄빙선 LNG선 수주다.
기존 15척의 쇄빙 LNG선이 예상되었지만 추가로 10척을 더 발주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에 5척을 수주했다.
당초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수주 우위가 예상됐다. 양 사는 이미 2014년 러시아 쇄빙선 LNG선 수주전에 참여했고 대우조선해양이 이 당시 15척을 싹슬이 해갔다.
대우조선해양은 LNG 운반선에 있어 지난 6월 말 기준 세계 최다 수주(187척) 및 인도(157척) 경험을 갖췄고 특히 쇄빙 LNG선의 경우 2000년 LNG-RV, 2014년 쇄빙(Arc7급) LNG선, 2016년 LNG-FPSO를 세계 최초로 수주·인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LNG 쇄빙선의 1척당 단가가 30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양 사가 전량을 수주할 시 3조 원 이상의 금액을 수주하는 셈이다.
문제는 후동중화조선이 유력 경쟁사로 부상하면서 부터다. 후동중화조선은 중국의 민관 협력을 통해 지원을 받고 있다.
중국은 압도적 시장을 바탕으로 주요 가스전 개발 지분에 참여, 저금리의 선박금융을 내세워 자국 조선소의 수주를 지원하고 있다.
2019년 4월에 중국의 후동중화조선은 카타르 국영 석유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슬롯 예약 계약을 체결하고 일반 LNG선 16척을 수주했다.
후동중화조선이 건조한 LNG선은 증기터빈 동력에 2016년 인도 선박의 엔진 결함 문제로 운항을 중단하는 등 기술력 결함이 발생했음에도 수주에 성공한 것은 중국이 카타르산 LNG 구매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중국이 러시아에서도 가스전 프로젝트 야말(Yamal)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반 LNG선 최종 발주 물량 4척을 자국 업체고 수주하도록 지원한 경험도 있다.
이번 Arctic LNG-2 프로젝트에도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중국해양석유그룹(CNOOC)이 지분 10%를 각각 출자하는 등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한 정황이 있는 만큼 LNG선 수주에서 한국 기업의 우위 상황을 점칠 수 없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중국을 벤치마킹해 중장기적인 국익 관철을 위한 민관 협력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운재건 및 신북방정책 추진 전략에 걸맞는 민관협력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LNG 시장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천연가스 세계 4위 수입국으로서의 지위를 활용해 해운재건 정책과 신북방정책을 아우르는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KDB 미래전략연구소 이은영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LNG 수출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북극항로용 쇄빙 LNG선 정상 인도를 중시하는 점은 기술 우위를 보유한 한국의 조선업체에 유리하나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기술 외적 요소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전략과 연계된 정책 조율을 통해 우리의 화주 (LNG 수입자), 선주(해운사), 금융사, 조선사 등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협업 체제를 구축하고 러시아 북극 LNG 개발 사업 등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 독일에서 발주경쟁은 계속된다. ‘하파크로이트, 2조 3000억 LNG 추진선 발주’ 유럽에서도 벌어지는 수주전쟁
한편, 독일의 하파크로이트에서 2조 3000억 규모의 LNG 추진선 발주에도 중국과 한국의 조선사들이 입찰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독일 해운업체 하파크로이트(Hapag-Lloyd)가 2만 3000TEU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최대 12척 건조하는 발주 상담을 진행 중이다. 2만 3000 TEU급 LNG 추진선의 평균 가격이 1억 5000만 달러~1억 7000만 달러 정도로 볼 때 총 계약 규모는 20억 달러(한화 약 2조 3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발주는 2022년 인도를 조건으로 2020년 1월에 접수한 발주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보류된 계획으로 재발주는 2023년 인도를 조건으로 하고 있다.
하파크로이드는 잠재적인 수주 후보로 한국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중국의 후둥중화조선과 지양난조선을 지목하고 기술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조선사들은 정부의 정책금융을 등에 업고 여유로운 상황에서의 발주금액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경쟁력은 조선사의 압도적인 기술력이다. LNG 추진선이 고도의 선박 설계와 건조 기술이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카타르에서 LNG 선을 발주받고 인도 실적이 높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조선사들 입장에서는 독일 LNG 추진선 수주가 절실하다. 카타르 LNG선 100척의 수주가 가시화됐지만, 아직까지 슬롯 확보를 위한 협약만 체결했을 뿐, 실제 발주진행되지 않을 상황이다.
조선업계에 활력이 돌기 위해선 실제 발주를 받아야만 하며, 독일의 수주전을 입찰 할 경우, 기존 계획이 보류됐던 만큼 빠른 발주를 통해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이 1.46년, 대우조선해양이 1.2년, 삼성중공업은 1.5년으로 카타르 LNG선 수주와 모잠비크‧러시아 LNG선 수주에도 불구하고 도크가 비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2020년 하반기에 대형 수주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의 실직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면서 조선사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앞서 국내 조선 3사는 2019년 연말과 2020년 연초에 희망퇴직으로 인원 감축에 나선 바 있다.
불황기에 저가 수주한 물량에 애물단지로 취급되던 원유시추선(드릴십) 인도 계약도 취소되는 등 악재가 계속되며 적자가 불어난 영향이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 11월 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대우조선해양 역시 2019년 말부터 2020년 1월 13일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최근 수주가 높음에도 2022년까지 수주 절벽이 이어져 조선소들이 고정비를 줄이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가능성에 실직 사태 우려가 끊임없이 재기되고 있다.
◆ 하반기 발주 실적이 필요한 조선업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Clarkson Research)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1월부터 6월) 선박 발주량은 575만 CGT(269척)으로 클락슨리서치가 자료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최저치로 조선업 불황기였던 2016년 상반기 발주량인 766만 CGT(423척) 보다도 25% 적은 수치다.
2016년 전 세계 선발 발주량은 1342만 CGT였으며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22만 CGT에 그쳤다. 2017년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은 그 영향으로 1768만 CGT까지 줄어들었다.
전년 동기의 2094만 CGT와 비교하면 16% 하락한 수치다.
발주량도 꾸준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1월부터 7월까지는 2118만 CGT가 발주됐으나 2019년 1월부터 7월까지 1573만 CGT로 26% 하락했다. 2020년 1월부터 7월까지 발주량은 661만 CGT로 전년 동기 대비 58%나 하락했다.
국내 조선3사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역시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사별 목표를 보면 현대중공업 그룹이 25.6%, 대우조선해양이 21.3%, 삼성중공업이 8.3% 순이다.
다행인 점은 2020년 7월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68만 CGT(24척)에서 가장 많은 50만 CGT(12척)을 수주했다는 점이다.
중국이 14만 CGT(8척, 21%), 일본이 3만 CGT(1척, 4%)로 한국의 선박 수주량이 압도적이다.
현대중공업은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지난 7월말 유럽 및 버뮤다 소재 선사 2곳과 LNG선 4척의 건조계약을 맺어 2020년 조선업의 첫 LNG 수주를 따냈다.
이후 현대중공업그룹은 대한해운과 함께 4400억 원 규모의 LNG선 2척의 건조 계약을 맺고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 6척, 여객선(RO-PAX) 1척 등을 이어서 수주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카타르 LNG선 발주를 시작으로 고부가가치인 에탄운반선(VLEC)과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프랑스에너지 기업 토타이 추진하는 모잠비크 프로젝트와 러시아 아크틱(Arctic)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모잠비크의 경우 미국수출입은행의 지원금 증액으로 연내 발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모잠비크 프로젝트의 경우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8척 이상의 건조의향서(LOI)를 받았기 때문에 상황은 긍정적이다.
반면, 러시아는 중국이 지분 투자를 앞세운 일감 몰아주기로 인해 전망이 미지수다.
◆ 조선업의 부진, 철강업계에도 타격
조선업의 부진은 철강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철강업계는 2020년 하반기 국내 조선사들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인하기로 결정했다.
철광석 가격이 고공해진을 하면서 원가 압력에 시달리는 철강업계가 수요 부진 처한 조선사 공급하는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을 인하하게 됐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반기별 협상을 통해 후판 가격을 결정하는데, 현대제철은 2020년 상반기 공급한 후판 가격을 t당 3만원 인하한 바 있다. 포스코는 후반기에 인하를 결정했다.
철강사들의 가격 인하 배경에는 고로(용광로)에서 생산되는 철강 제품의 수요 부진에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로에서 생산되는 열연‧냉연 강판을 사용하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과 조선 산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일본 철강업도 한국 조선업계를 상대로 저가 공세를 펼쳤다.
철강업계는 가격을 양보하는 대신 물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조선사가 수입재를 구매한다면 후판 가격을 차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조선업과 마찬가지로 철강업도 여유는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020년 2분기 별도 기준으로 108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철강업과 조선업계의 가격 줄다리기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해양플랜트 인도지연 사태로 가시화된 조선업의 위기 이후 업황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조선업계와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해야 한다는 철강업계는 맞부딪혔다.
한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한 국내 철강업체의 후판 가격이 중국 후판 가격보다 저렴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적자가 쌓이면서 2017년부터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2017년과 2018년에 가격 협상에서 가격 인상을 이끌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