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 시작된 미 상무부의 중국 기업 규제에 따라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를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중국 기업에 공급할 경우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제가 시행됐다.
이에 위챗, 틱톡을 비롯한 중국 어플리케이션들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 스토어에서 삭제됐고, 화웨이는 반도체 재고 소진으로 신규 물량을 생산하지 못한다는 소식이 연달아 보도됐다.
◆ 중국 제재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인텔, 인텔과 AMD가 일부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화웨이 제재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은 인텔(Intel)로 추정됐다. 인텔은 컴퓨터용 CPU 관련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서버용 CPU의 시장 점유율은 95%에 육박하고 그 중 40%의 매출이 화웨이에서 발생한다.
화웨이의 2019년 반도체 구매액은 208억 달러(한화 약 24조 4400억 원)로 세계 3위로 가히 큰 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데, 규제가 시행되고 일주일만에 인텔과 AMD는 주력 거래업체인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허가를 승인받았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반도체 공급망 제재를 시작한 이후 수출 허가를 받은 첫 사례로,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화웨이가 인텔과 AMD를 제외하고 반도체를 수급하기 위해선 자회사인 하이실리콘(HIsillicon)이나 TSMC, 퀄컴, 엔비디아 등에서 수급이 가능하다.
문제는 가장 강력한 제품은 AMD와 인텔에서 구할 수 있다는 점과 타 기업들도 미국 정부의 규제에 따라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 상황이기에 수급이 어려운 점이다.
인텔코리아 측에서는 전체 제품이 아니라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승인을 받았으며, 이는 본사의 입장이라 것을 조선일보를 통해 밝혔다.
실제 승인을 받았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출 허용 신청을 했다.
◆ 이번 규제와 상관 없는 특별 라이선스, 국내 기업은 요원하다.
반면, 인텔과 AMD가 승인받은 것이 이번 제재와 관련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2019년 인텔과 퀄컴, AMD가 화웨이와 거래하기 위해 받은 허가를 갱신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지난 22일 기업용 서버 ‘퓨전서버 프로 V6’ 시리즈의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인텔의 서버용 CPU인 ‘제온 스케일러블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승인된 제품과 화웨이의 주요 제품군을 비교했을 때, 미국 정부가 겨냥한 화웨이의 주력 시장은 스마트폰과 장비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번에 승인된 제품은 화웨이 서버와 노트북 사업에 사용되는 것으로 반도체 판매 수익을 거두면서 명분을 챙기는 승인으로 분석된다.
화웨이 서버는 중국 내에서만 판매되고 중국 내수 기업들을 중심으로 활용되므로 미국 제재의 주요 근거인‘안보 위험성’이 업는데다 가장 큰 고객인 화웨이를 잃을 경우 타격이 크기 때문에 화웨이 제품의 영향력이 적은 부분에서는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허가해준 것으로 보인다.
CPU가 들어가는 제품 역시 현재 화웨이의 주력 상품이 아니다. 스마트폰에는 CPU가 아닌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들어간다.
하지만 화웨이가 만드는 노트북에 인텔과 AMD의 CPU가 필요하지만 화웨이의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인데다가 현재의 화웨이 제재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핵심으로 미국 기업과의 CPU 거래가 재개돼도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사업 타격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편, 거래 승인 허가를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TSMC, 마이크론 등의 기업들도 승인 허가를 요청했으나 현재로선 단기간에 화웨이와의 거래 승인을 받을 확률이 높지 않다.
특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공급하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용 중소용 OLED로 화웨이 주력 상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스마트폰 영역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화웨이가 자율주행 자동차 신규 특허를 공개했다.
‘자동차 무인운전 방법과 단말 장치’, ‘스마트카 주행 방향 제어 방법과 장치’, ‘교통신호등 식별 방법, 시스템, 컴퓨팅 장치와 스마트카’ 등 자율주행과 스마트 관련 신규 특허를 추가한 것이다.
화웨이의 특허 신청 날짜는 2017년 4월과 6월이고 공개일은 2020년 8월이다.
‘자동차 무인운전 방법과 단말 장치’ 특허는 단말 장치가 차량 외부 환경 데이터와 초기 위치 측정 정밀도에 따라 차량의 목표 주행 파라미터를 결정한다. 따라서 목표 주행 파라미터는 차량 외부 환경 데이터에 따라 달라지고 외부 환경과 맞물려 무인 운전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카 주행 방향 제어 방법과 장치’ 특허는 악천후에도 방향 제어 안정성을 강화하고 스마트카의 안전 계수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
‘교통신호등 식별 방법, 시스템, 컴퓨팅 장치와 스마트카’ 특허는 인공지능(AI) 분야와 관련 있다.
한편 앞서 화웨이는 ‘무인운전 방법과 장치’, ‘차량 위치 측정 방법, 장치, 컨트롤러, 스마트카와 시스템’ 등 특허를 공개했다.
호주 정부는 미국과 함께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코로나19 발원의 독립적 조사를 주장하자 중국 정부에서는 강한 불만을 표했다.
지난 4월 주 호주 청징예 중국 대사는 호주 정부의 움직임에 “호주산 와인과 쇠고기의 수입 중단을 무기로 쓸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후 중국은 상무부에서 호주산 보리에 80%에 달하는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중국 해관총서에서는 12일부터 호주산 육류 수입 중단을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세관에서 호주 수입산 육류에서 중국의 검역 요구 사항을 위반한 사례를 적발했고, 위반한 호주 기업 4개 사의 육류 제품 숭비 신고 접수를 중단한다고 밝히고 이를 호주 정부에 통보해 원인 규명과 개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호주 매체 ABC 뉴스(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 News)에서는 수입 중단 통보를 받은 4개사는 호주의 소고기 수출 35%를 차지하고 2020년 거래 규모만 해도 35억 달러(한화 약 4조 2875억 원)에 달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호주 對 중국 수출 역시 매년 9억 8000만 달러(한화 약 1조 2052억 원)에서 최대 13억 달러(한화 약 1조 5987억 원)을 수출하고 있어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피오나 심슨 호주 전국농부연맹 회장은 “호주의 농축산물 생산의 3분의 2는 수출되고, 이 가운데 약 3분의 1에 달하는 28%가 중국으로 수출된다. 전체 쇠고기 생산량의 18%, 보리 생산량의 49%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호주 스캇 모리슨 총리는 “고관세 부과 행위는 코로나 19에 대해 국제조사를 주장하는 호주의 견해를 중국에서 혼동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이와 같은 무역 보복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정치적 문제에 대한 무역 규제조치를 내린 전례가 있단 뜻이다.
2010년에 노벨평화상 후보에 중국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가 수상자로 선정되자 중국은 노벨상 선정 위원회에 항의했고, 옥중에 있던 류사오보를 비롯해 가족, 친척, 인권운동가들의 출국 금지를 함과 동시에 노르웨이 산 연어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다.
2019년 3월에는 중국 IT기업인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하고 가택연금을 하자 중국 정부는 “캐나다산 카놀라유에서 해충이 발견됐다”는 주장과 함께 수입을 중단했다.
또한 동년 8월에는 화웨이의 중국 정부를 위한 데이터 유출이 유발한 미중 무역 분쟁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물리겠다고 밝히자, 미국산 수입품 5078 품목에 5~10%의 추가 세율을 부과해 약 750억 달러(한화 약 92조 2125억 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